📌멘탈레터 제0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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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수생의 엉뚱한 상상

불안감으로부터의 해방

재밌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재수생 시절 저는 한 가지 엉뚱한 생각을 해봤어요. 어쩌면 그때 그 엉뚱한 생각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었고, 여러분과 함께 이 중요한 시기를 보낼 수 있게 만들어 준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전광판이 있으면 어떨까?
수능을 준비하는 각 학생별로 전광판이 있고, 그 전광판에는 각 학생이 스스로 설정한 목표의 달성 확률이 실시간으로 보인다면 어떨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하루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하면 전광판의 확률이 높아지는 걸 제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런 전광판판을 말하는 겁니다. 그러면 정말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지금 제 말을 들으며 이런 생각을 한 학생은 없나요?
이런 전광판이 있다면 경쟁이 엄청 치열해지겠다는 생각이요. 확률이 실시간으로 떨어지는 걸 보면서도 쓸데 없는 곳에 시간을 낭비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모두가 자신의 전광판을 바라보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죠. 그러면 자연스레 경쟁이 엄청 치열해지고 등급컷도 올라가지 않을까요?
휴.. 전광판이 없어서 다행이다.
이처럼 저는 가끔 혼자서 엉뚱한 생각을 하고 혼자서 안도하는 특이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엉뚱한 생각의 끝은 여기가 아니었습니다. 이 엉뚱한 생각을 따라 저는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거든요.
그 결과,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었죠.
과연 전광판이 없을까?

불안한 이유

저는 이런 가정을 해보았습니다.
현재는 내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A%인데 지금 이 순간부터 공부를 전혀 하지 않는다면 내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은 어떻게 변할까?
당연히 목표를 달성할 확률은 A%에서 점점 줄어들겠죠. 뻔히 답이 정해져 있는 시시한 질문이라 느껴지실 겁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는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열쇠가 숨겨져 있습니다.
여러분이 불안해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앞선 가정에 따르면 현재 내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인 A%의 A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A가 100이라면 불안해 할 필요가 없고, 반대로 0이라 생각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불안한 이유는 이 A가 0과 100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불안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요?
두 가지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가능합니다. 첫째, 내가 목표를 달성할 확률인 A%를 절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없다. 둘째, 그러나 내가 불안에 떨며 남은 시간을 낭비한다면 상대적인 변화량은 분명 음수일 것이다.

결론입니다

전광판이 정말 없을까요?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전광판이 있다고 생각하며 남은 70일을 보낼지, 없다고 생각하며 남은 70일을 보낼지 여러분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멘탈레터 제085호에서 다뤘던 주사위 이야기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전광판이 있다고 생각하며 매일 하루를 보내는 학생이 전광판이 없다고 생각하며 보내는 학생들보다 남은 기간을 훨씬 더 치열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부터가 그랬고, 제가 그동안 이 사실을 알려준 학생들로부터 얻은 데이터도 이 사실을 뒷받침해 줍니다.
결론입니다.
시간/감정 낭비를 줄이는 것이 경쟁력이다. 전광판이 있다고 믿는다면 불안감을 느끼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학생들의 성향마다 다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테고 앞으로 그 불안감은 평균적으로 증가하는 방향이 될 겁니다. 여러분의 경쟁자들은 전광판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조차 해본 적 없을 것이고, 그 불안감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이성적 사고 훈련을 해오지 못했습니다.
반면 멘탈레터에 합류한 여러분들은 지금껏 이성적 사고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전광판이 있다는 가정 하에 공부에 매진해보세요. 불안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그 순간마다 나의 전광판의 숫자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정신이 번쩍 들겁니다.
잊고 싶지 않다면, 여러분만의 전광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포스트잇에 전광판이라 쓰거나, 전광판을 그려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보세요.
눈에 보이는 것의 힘은 우리의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시즌 10에 들어서며

시즌1, 시즌2, 시즌3… 이 아닌 시즌 01, 시즌 02, 시즌 03… 으로 표기하는 이유를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시즌 10까지 연재를 이어나가겠다는 저의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함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글을 써온 저였지만, 매주 3편씩 칼럼을 발행하는 건 참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올해 첫 멘탈레터인 제001호를 발행한 2월 5일 그때에도 내가 큰 실수를 시작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니까요.
그렇게 어느덧 시즌 10의 첫 레터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함을 전합니다. 여러분과 아맞다 팀이 없었다면 절대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감사함을 느끼는 동시에 책임감 또한 느낍니다. 시즌 10의 첫 레터는 091호네요. 시즌 10이 마무리되는 날에는 제100호가 발행되니, 그때 한 번 더 감사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아, 그리고 멘탈레터 종이책은 열심히 작업 중에 있습니다. 조만간 따로 투표와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인데, 투표 알림이 가면 꼭 참여해 보세요. 저희의 진심을 담은 작품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번 한 주도 신발끈 꽉 묶고, 전광판을 생각하며 나아가 봅시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AMATDA 노력을 실력으로, 온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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