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레터 (905명)
멘탈레터란?

제110호

지금까지는 저는 독자라고 생각해서 방명록을 쓰지 않았었어요. 근데 이번 멘탈레터를 읽고 저도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매일 아침마다 기숙사에서
기숙사에서 천 원의 아침밥 먹으면서 읽는 이 글, 잊지는 못할 거예요.
저는 부모님 몰래 반수를 하고 있어요.
원래는 안 하고 현역 결과에 만족하려고 했는데,
이게 참 안되더라고요..
특히 한양대 간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지방대라고 무시하는 건 진짜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선택을 하게 됐죠.
사실 이 선택을
이 선택을 정말 후회하고 있어요.
저는 제 앞으로 남은 인생의 80년을 보고 시작했는데
저의 20대는 딱 10년이었더라고요.
이 귀한 10년을 수능에 쓴다니..
지금 있는 학교도 메리트는 없어도
디메리트는 없으니까 그냥 다닐걸 그랬어요.
20대 때는 20대 때 할 수 있는 걸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이걸 수능이 백여 일 남았을 때,
제 고등학교 친구들이 같이 외부 대회에 나가서 대상을 받고 온 걸 보고 깨달았어요.
그래서 후회하고 있죠.
그러면 저는 지난 1년을
이 1년을 잘 보냈을까요?
수능이 한 40일 남았을 때,
지금부터 열흘 정도 전에
공부하다가 숨이 안 쉬어지는 긴장을 느낀 적이 있어요.
그날은 이 긴장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못했었는데
딱 이 말이 떠오르더라고요.
"긴장은 공부한 만큼 한다."
전 사실 현역 때는 수능날 아침에도 긴장을 안 했었어요.
그냥 내가 수능을 보긴 하는구나.. 이 정도.
올해는 벌써부터 이렇게 긴장하는 걸 보니까
저 스스로가 열심히 하기는 했나 봐요.
어제 처음으로
반수를 결정하고 처음으로
내가 지난 200일 동안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걸 느꼈어요.
수능 국어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지문을 꼽으라면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이 나오는 수능 지문이에요.
이 지문은 작년에 처음 봤는데 이렇게 글이 이해가 안 될 수는 없고 난해할 수 없다고 생각될 만큼 이해가 안 됐고, 현역이던 저를 국어 공부에 공포를 느끼게 한 주범이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 수능이 30일 남은 어제,
이 지문을 파이널 인강에서 다시 마주했고 그때의 공포가 느껴졌었죠.
처음에는 올해 수능에서 경제가 나올 것 같지도 않고 그냥 넘길까 하다가
다시 도전하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글을 읽기 시작했는데
2문단까지 읽었는데 이전과 달라진 게 없이 글이 안 읽히고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이런 제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져서 제 뺨을 한 대 치면서
"너 정신 안 차려? 이게 수능이면 넌 큰일 난 거야. 정신 차리고 다시 읽어."라고 속으로 생각하곤
밑줄이랑 문제에 체크한 걸 다시 지우고 지문을 아예 처음부터 시작했어요.
그리고 결과는 정해진 시간 안에 다 맞았습니다.
진짜 감격했어요. 그리고 인강 선생님이 말하는 대로 정확하게 읽은 거예요.
진짜 나 자신이 성장했다는 걸 처음으로 느꼈어요.
그리고 저는 지문 맨 위에 이렇게 적었어요.
"강해져서 돌아왔다."라고.
마지막으로 나중에
나중에 언젠가는 아맞다 팀에 합류하는 저를 상상해봐요.
저는 중고등학생 때부터 개발자로 공부해왔고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나중에 언젠가는 아맞다 팀에서 개발자로 같이 일해보고 싶어요.
이건 제 웹사이트인데 한 번 봐주세요!
www.kichan.dev
이렇게 쓰고 보니까 진짜 긴 방명록이네요..
1년동안 안쓴 방명록 다 썼네요
저 1년 동안 진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