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
수능이라는 상대평가 시스템 안에서, 나와 비슷한 성적대의 경쟁자들보다 앞서 나가고 있는가? 그리고 나보다 높은 성적대의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역전의 순간을 만들어낼 만큼 내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가? (…) 내가 잘해낼 수 있다는 믿음은, 이런…
여러분은 ‘시험’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드나요?
제가 상담을 하면서 종종 물어보는 질문인데 학생들마다 답변이 다양합니다.
“무서워요. 피하고 싶어요. 짜증나요.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 받아요.”
이렇게 말하는 학생들도 있고
“뭐 어쩔 수 없이 치는 거죠. 근데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해보려구요.”
이렇게 말하는 친구들도 있고, 또 이런 친구들도 있습니다.
“시험은 제가 공부한 걸 확인받는 시간이에요. 요즘에 공부가 잘 되는 것 같아서, 빨리 시험 쳐보고 싶어요.“
여러분은,
시험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드나요?
안녕하세요, 수능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김희훈입니다.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의 진심어린 응원이 부담감으로 작용해서 시험 칠 때마다 더 긴장되는 학생들 있죠? 지금 당장 그런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 학생들이라도 예방주사 맞는다는 생각으로 오늘 말씀드리는 이야기를 끝까지 한 번 들어보세요. 수능이 다가오면 그렇게 느껴지는 때가 올 확률이 크거든요. 왜냐하면 시험을 앞두고 긴장되는 마음에, 또 달려오느라 지친 몸과 마음의 상태로 인해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고 응원받고 싶은 게 당연한 본능이거든요. 저 또한 수험생 시절에 그랬구요.
그럴 때 주변의 응원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큰 부담감으로 작용하게 되니까 미리 예방주사 꼭 맞아두세요. 그러면 지금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볼 건데요, 저의 메시지를 절대로 감정적인 위로로 받아들이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담감과 압박감이라는 부정적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긍정적 ‘감정’이 아닌 ‘이성’적 사고로 대응해야 되거든요. 3가지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이 3가지 질문과 각 질문에 대한 답은 아주 뻔합니다. 그래도 한 번 스스로 답해보세요.
첫 번째,
수능을 잘 쳐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면 제일 기분 좋을 사람은 누구일까요?
(뻔하죠. 누가 합격하죠?)
두 번째,
여러분과 친하지 않은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여러분은 큰 영향을 받을까요?
세 번째,
수능을 망쳤을 때 가장 힘든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 3가지 질문에 답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활용해서 질문 하나를 더 던져보겠습니다.
어짜피 내가 가장 기쁘고 내가 가장 슬플 거라면,
나는 왜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게 될까?
근본적인 원인은 타인의 기대감이 아니에요. 오히려 정반대죠. 부족한 나의 모습을 직시하기 힘들어서 그런 거예요. 내가 바라는 내 모습과 현재 내 모습 사이의 괴리가 가져오는 그런 감정적인 부분 때문에, 내가 나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 자신을 바라볼 때마다 초라해지니까요.
여기서 질문. 원래 질문을 많이 하는데 오늘은 특히나 더 질문이 많네요ㅎㅎ
여러분과 가까운 사람은 여러분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분은 왜 여러분 자신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지 못하나요?
여기서 말하는 자신의 대한 기대감이라는 건 그냥 시험 전에 혹시나 하는 그런 기대감 말구요. 지속성 있는 기대감을 말하는 거예요. 달리 말해, ‘결국엔 잘해낼 거란 믿음’이라 할 수 있죠.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야 돼요. 그래야 남들이 나를 바라보는 제 3자의 시선이 아닌, 내가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나의 현재 상황을 직시해야만 올바른 자기객관화를 통해 현재의 내 모습과 내가 바라는 나의 이상적 모습 사이의 간극을 빠르게 메꿔나갈 수 있는 거죠.
이걸 한 마디로 정리하면 제가 이전에 소개해드렸던 ‘수존감’이라는 개념이에요. 수험생으로서의 자존감을 확립해야 한다는 거죠. 어떻게요?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 즉, 잘해낼 거란 믿음으로요. 그런데 그 기대감과 믿음의 기반은 절대 ‘감정’이면 안 되겠죠? 그러면 그 기반은 내가 손에 쥔 숫자, 성적이 되어야 할까요?
아니죠. 내가 어떤 선생님의 강의를 얼마나 들었는지가 되어야 할까요?
이것도 당연히 아니겠죠? 수능이라는 상대평가 시스템 안에서, 나와 비슷한 성적대의 경쟁자들보다 앞서 나가고 있는가? 그리고 나보다 높은 성적대의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역전의 순간을 만들어낼 만큼 내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시간과 노력의 방향성이 올바른가? 비효율성을 제거해 나가고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이성적 사고를 지속하고 있는가?
내가 잘해낼 수 있다는 믿음은, 이런 이성적 사고에 기반을 둬야 합니다. 제가 첫 번째 수능에서 1과목 빼고 다 3등급이었지만, 10개월 만에 의대, 서울대, 연세대를 합격할 수 있었던 건, 공부하는 과정에서 조금 전에 말씀드린 이성적 사고를 통해 확신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성적 사고는 감정과는 달리 언제든지 훈련이 가능하기에 수능 라디오를 통해서 지금처럼 그 방법을 알려드리고 있는 거구요.
네, 짧은 응원의 말을 남기며 오늘 이야기 마무리해볼게요.
지금 혹시나 자신의 기대치만큼 도달하지 못해 속상한 학생들이 있나요? 속상한 감정이 드는 거, 너무나 당연한 거예요. 오히려 속상하지 않다면 스스로에게 가지는 그 기대감은 진정성 없는 껍데기에 불과한 게 아닐까요?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지금 이 경쟁에 임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제 이야기는 싹 무시해주시면 됩니다. 앞으로 제 이야기 들을 필요 없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고 여러분이 속상한 감정이 든다면, 그 감정을 내가 나에게 가지는 진정성의 증거로 삼으세요. 더 달려나가 봅시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오늘 하루도 응원합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어요.
지금까지 수능라디오의 김희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