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악역이 나오면
속으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어.. 누군가 고통받는 걸 즐기는 사이코패스는 전혀 아니구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저만의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 있나요?
원하는 만큼 성장하지 못해서 자꾸 움츠러들고, 비관하게 되고
특히나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지속력을 자주 잃는 학생들이요.
그렇다면
제가 악역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를 들어보세요.
조금은 특이할 수 있지만 제가 여러분에게 도움을 드리는
그리고 여러분을 응원하는 저만의 방식입니다.
”여러분들의 인생에 있어서도 역경을 마주할 때 감사할 줄 알아야 된다.”
이런 진부하고 어쩌면 무책임할 수도 있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건 아니니까 끝까지 한 번 들어보세요.
분명 도움될 거예요.
안녕하세요, 수능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바나나기차입니다.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가 있으신가요?
장르와 무관하게 악역은 항상 등장합니다.
사람을 때리거나 죽이는 악역도 있고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등장 인물들 사이의 갈등의 원인이 되는 악역이 항상 존재하죠.
이런 악역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주인공이 악역 때문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괴롭힘을 당하는, 힘들어 하는 그 주인공의 편에 서게 됩니다.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함으로써 주인공의 입장에 동화가 되는 것이죠.
악역을 욕하고, 그 악역이 곤경에 처하면 내심 기분이 좋습니다.
마땅히 사라져야 할 악역이 드디어 사라지게 되면 우리는 통쾌해하며 안심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볼게요.
만약에 그 악역이 안 나타나면 어떡하죠?
그러니까, 여러분이 영화관에 갔어요.
아니면 집에서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보고 있어요.
근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악역이 안 나와.
모든 순간이 평화로워. 주인공들이 진짜 행복하기만 하다가 행복하게 이야기가 마무리 돼요.
너무 좋을까요? 아니요. 엄청 지루할 거예요.
그리고 시간과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겠죠.
영화의 스토리에는 악역이 존재해야 긴장감이 형성됩니다.
악역에 의해 형성된 긴장감이 해소될 때 우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당연히 등장해야 할 악역이 나왔을 때 “드디어 나오셨군요 악역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거구요.
영화를 재미있게 보려면 주인공의 입장에 몰입해야 합니다.
몰입하면 몰입할수록 주인공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잘 만든 영화는 그런 즐거움, 슬픔, 공포, 희열을 잘 느끼게 만드는 영화이죠.
그런데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수능은요?
2시간 짜리 영화, 16부작의 드라마가 아닙니다.
너무나 잔인하게 현실적인, 아니 말 그대로 현실이죠.
하지만 우리는 너무 자주 과몰입 상태가 됩니다.
그것도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 채로요.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감정이입할 필요가 없어요.
스스로가 우리 인생에 있어서 1인칭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내가 처한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이 고스란히 나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쳐버니까요.
그래서 부정적 감정에 쉽게 매몰되는데, 이런 부정적 감정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여러분이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겁니다.
수능이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불안감, 두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더 많아집니다.
제가 이때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상황에 대한 과몰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입니다.
내가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에 사고의 초점이 본인에게만 맞춰져 있으면
그 부정적 감정이 순간적으로 증폭되어버립니다.
너무 불행한 것 같고
너무 비참한 것 같고
다 포기하고 싶고
그렇게 지속력을 잃어가는 거예요.
과몰입에서 벗어나세요. 1인칭 사고에서 벗어나세요.
나 자신에게 신경을 덜 쓰라는 게 아니예요. 감정에만 치우치지 말고 이성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거죠.
이 과몰입에서 빠져나오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이 경쟁자들을 생각하는 거예요. 같이 한 번 해보겠습니다.
1등급은 100명 중 4명이에요. 2등급은 그 다음 7명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수능이라는 시험은 100명 중에 89명을 제외한 11명만 1~2등급을 받을 수 있는 아주 치열한 경쟁이라는 거죠. 그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상황에 처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악역이 등장하는 것처럼 당연한 거라는 거예요.
당연하니까 버티라는 말, 아닙니다.
당연한데도 미리 대비하지 못해서 무너진다면, 그건 여러분의 착오이며, 여러분의 실력이라는 잔인하면서도 현실적인 사실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미리 대비하지 못해 감정적으로 다 무너진 후에, 그게 나에게만 일어나는 불행인 것처럼 합리화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이 사실을 몰라서 대비하지 못했던 거라면,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당연함을 받아들이고 과몰입에 제대로 대처하는 법을 배워나가셔야 합니다.
사실 제가 뭐 전혀 새로운 사실을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 과몰입에 제대로 대처해서 무너지지 않는 능력, 우리는 이걸 멘탈이라고 하죠.
멘탈 털리면 언제든 수능 라디오로 찾아오세요. 여러분보다 미리 여러분을 위해 대비하고 있을게요.
오늘 하루도 응원합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어요.
지금까지 수능라디오의 김희훈이었습니다.